게시판에 너무 읽을만한 글이 없어서 심심할때 읽어보시라고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최근 들어 매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 WHO 및 CDC 보고

   • 미국 CDC는 2022년 매독 신규 환자가 199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 특히 선천성 매독(congenital syphilis) 사례도 증가해, 보건당국의 큰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2. 한국 내 동향

   • 국내에서도 2010년대 후반부터 점진적으로 매독 환자 수가 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남성, 그리고 성접촉이 잦은 일부 직업군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 성매개 감염병 신고 건수 중에서도 매독이 예전보다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3.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소들

4. •  

     콘돔 사용률 저하

   • 온라인 기반 익명성 성관계 증가 (앱 기반 만남 등)

   • HIV 치료의 발전 → ‘감염 두려움’ 감소

   • 성교육의 부재 혹은 경시

   • 검진 회피와 무증상기 전파

오슬로 출신의 입센은 노르웨이 사람으로, 근대 유럽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표작은 너무나 유명한 〈인형의 집〉이며,

그 후속작인 〈유령〉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19세기 말 유럽의 고전명작 〈유령〉을 엑기스만 간추려 감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19세기 말, 당시 북유럽에서는 민주주의와 평등의 가치가 시대적 대세로 떠올랐지만,

기득권층인 남성들은 그것을 가정과 부부관계에 적용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던 시기였나 보다.

입센은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남성들의 태도를 〈인형의 집〉과 〈유령〉 두 작품을 통해 통렬하게 비판한다.

그 결과 입센은 실천적 진보주의자로 평가받는 동시에 ‘가정파괴를 부추긴다’는 비난도 적지 않게 받았다고 한다.

전작 〈인형의 집〉에서 노라는 과감하게 가출을 택하지만, 〈유령〉의 알빙 부인은 끝까지 가정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억지로 가정을 지키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알빙 부인은 남편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는 고아원의 개관을 앞두고 있다.

파리에서 살던 아들 오스왈드도 오랜만에 집을 찾았고,

고아원의 사무를 도와주기로 한 오랜 친구 만데르스 목사도 방문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친지들의 대화에서 수면 아래 있던 불편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결혼 전부터 문란했던 알빙 대위의 방탕한 생활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를 참을 수 없었던 알빙 부인은 결혼 1년 만에 가출을 시도하지만,

만데르스 목사의 만류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알빙 대위는 변하지 않았고, 부부관계 역시 달라질 게 없었다.

그런 가운데 아들 오스왈드가 태어난다.

하지만 알빙 대위는 복잡한 여자관계를 이어가다 성병으로 죽게 된다.

이 집에는 레지나라는 하녀가 있었다.

사실 그녀는 알빙 대위가 하녀(레지나의 어머니)를 범해 낳은, 오스왈드의 배다른 여동생이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오스왈드는 아버지처럼 하녀 레지나를 범하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알빙 부인은 출생의 비밀을 고백하게 된다.

레지나는 자신이 상속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찾겠다며 집을 떠난다.

이런 와중에 개원을 하루 앞둔 고아원에 불이 나 완전히 잿더미가 된다.

오스왈드는 집에 돌아온 이유가 뇌 질환의 발작 때문이었음을 어머니에게 고백한다.

의사는 아버지의 성병 때문에 선천적으로 병을 얻었다고 진단한다.

오스왈드는 자신의 병이 치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발작하면 자신을 죽여 달라고 어머니에게 부탁한다.

어머니는 발작하는 아들을 보며 안락사시켜야 할지 갈등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상당히 무겁고 우울한 내용이다.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보들레르, 링컨, 플로베르, 모파상, 고흐, 하이네, 니체,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매독으로 사망했다는 점이다.

매독은 15세기 콜럼버스 일행에 의해 미대륙에서 옮겨 왔다는 설이 있다.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므로 추론된 것으로 보이며,

치료제가 없던 과거 유럽에서는 인구의 15%가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에이즈 따위는 당시 매독의 위력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독으로 죽은 사람의 숫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정서상 ‘매독으로 죽었다’고 굳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령〉 속 알빙 일가 역시 모두 매독에 걸린다.

20세기 중반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만들기 전까지 매독은 치명적인 질환이었고,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전염되어 선천성 매독을 일으킬 수 있었다.

또한 뇌신경을 침범해 간질 발작이나 정신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감염될 수 있는 성병은 매독과 에이즈뿐이다.

다만 산모가 임질을 앓고 있으면 분만 시 태아의 눈에 감염되어 임균성 안염이 발생할 수 있고,

산모가 음부 헤르페스를 앓고 있다면 역시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다.

다음은 본원에서 겪은 매독 관련 에피소드이다.

수심이 가득한 표정에 목소리도 기어 들어가 잘 들리지 않는, 잘생긴 이십대 청년이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다.

한 달 전부터 몇 살 많은 누나와 사귀었는데, 일주일 전 처음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그 누나에게서 전화가 와서 “너 때문에 성병에 걸렸다”라며 마구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청년은 너무나 당황해 병원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 다른 여자와 몇 차례 성관계를 한 적이 있어,

모든 죄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 잔뜩 풀이 죽어 있었다.

성병 이름이 뭐냐고 묻자 ‘매독’이라고 했다.

사실 요도염 같은 경우, 어디서 옮았는지 특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매독은 상황에 따라 정확히 자잘못을 가릴 수 있다.

청년에게 과거 매독에 걸린 적이 있는지 묻자, 없다고 한다.

과거 병력상 매독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었다.

여자가 보통 매섭게 몰아붙인 게 아닌 듯하다.

일단 피검사를 하고 결과를 보자고 했다.

다음날 결과를 확인하니, 청년은 매독 일반검사와 특이 정밀검사 모두 음성이었다.

상황은 너무나 명확했다.

여자가 한두 달 전 매독에 걸린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했고, 그 뒤 이 청년과 관계를 가진 것이다.

이후 일주일쯤 지나 외음부에 궤양 같은 증상이 나타나자 당연히 이 청년을 의심한 것이다.

그러나 진짜 위험한 상황은 이 청년이다.

이제 한두 달은 지나봐야 매독에 걸렸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걸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100년 전만 해도 매독으로 죽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매독으로 죽는 사람은 없고, 조기 발견 후 치료하면 주사 한두 대로 완치된다.

문제는 젊은이가 걸렸을 경우다.

치료가 끝나도 회사 신체검사 등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보통 선별검사(screening test)로 VDRL, RPR 검사를 하는데,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 약양성이나 양성 반응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별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매독 특이항체 정밀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 검사는 과거 매독 병력을 100% 드러낸다.

그래서 입사를 앞둔 청년들이 “과거 매독 병력이 입사에 영향을 줄까?”라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입사 취소까지 되진 않겠지만, 찜찜한 마음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이상한 성병도 많고, 여기저기 별의별 일이 다 얽힌다.

결국 조심하는 수밖에 뾰족한 방법은 없다.